2017년은 그 어느 해보다 오랜 무명을 겪은 연기파 조연배우들이 빛을 본 한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선두에 '더 킹' '조작된 도시' '택시운전사' '범죄도시'로 출연한 영화가 무려 2,6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은 배우 최귀화가 있죠.
최귀화가 고 홍기선 감독의 '1급기밀'의 개봉을 앞두고 tvN '인생술집'에 영화에 함께 출연한 김상경과 함께 등장합니다. 충무로 대세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배우 최귀화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볼게요.
1 충무로 대세 최귀화
스타들의 나이를 알아볼 때마다 놀랄 일이 많습니다. 최귀화도 그런 경우라 아니 할 수 없는데요. 1978년 3월 3일에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났죠. 이제 마흔한 살입니다. 몇 년 전 '미생'에서 대리 역을 맡았을 때 어지간히도 승진을 못하는 캐릭터인가 보다 했는데, 그때 나이가 30대 중반밖에 안 됐었다는 거죠;
이건 좀 비교 체험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다산왕 박지헌, 토니 안 등이 동갑이고, 무엇보다 '범죄도시'에 함께 출연한 윤계상과 나이가 같습니다. 마동석보다는 일곱 살이 어리구요. 원빈, 송승헌, 차태현, 소지섭 등이 모두 최귀화보다 한두 살씩이 더 많고, '1급 기밀'에 함께 출연한 김상경은 1872년생, 최귀화보다 무려 여섯 살이 형이죠^^
2 '미생'으로 인생역전
최귀화는 대진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는데요. 1997년에 일찍이 연극배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독특하게도 대학학로가 아닌 부천에 있는 믈뫼극단이라는 곳에서 배우생활을 했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과 이름을 헷갈리시는 분들도 종종 있죠.
저도 최규화, 최귀하 등으로 자꾸 헷갈렸었답니다;; 지금은 워낙 대세라 이름이 헛갈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는데, 최귀화를 대중에게 알린 작품은 뭐니뭐니 해도 2014년 '미생'입니다. 비중이 큰 편은 아니었는데도 험악한(?) 인상에 잔뜩 주눅든 만년 대리 같아 보이는 박대리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죠.
최귀화의 장점이 그런 것 같아요. 어찌하지 못하는 노안에 악역에 최적화된 얼굴인 것 같으면서도 한없이 선한 역도 자유자재로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이요.
3 2017년 최다 관객을 모은 배우
물론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들은 아니었지만, '미생'에서 얼굴을 알린 최귀화는 거의 단역 위주로 빅 스크린 활동을 하다가 점점 더 비중 있는 역을 맡게 되죠. 2016년의 '곡성', '부산행'의 노숙자 역이 참 인상이 깊었구요. '터널'도 성공을 거두죠.
대박은 2017년이었습니다. ' 더 킹' '조작된 도시' '택시운전사' '범죄도시'가 빠짐없이 흥행대박을 쳤고, 뿐만 아니라 TV에서는 '조작', 그리고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이 시청률 40퍼센트를 넘었고, OCN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까지 출연하니 물 들어올 때 노를 열심히 저을 뿐 아니라 배도 아주 잘 순항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 명의 아이를 낳고 함께 사는 아내와는 2009년에 결혼을 했지만, 무명시절의 생활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고 하죠. '미생'이 잘 되면서 웨딩드레스를 입혀준 게 기뻤다고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라디오스타'에서는 만만치 않은 입담을, '런닝맨'에서는 스스로 분량을 확보할 정도의 예능감을 보였던(유재석하고 김종석한테 형님, 형님, 할 때 움찔움찔 너무 웃겼다는요^^) 최귀화가 '인생술집'에서 또 어떻게 빵빵 터뜨려줄지 궁금합니다.
2016년 만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뜨신 홍기선 감독을 대신해 동료들이 후반작업에 정성을 기울였다는 영화 '1급 기밀'도 기대되구요. 최귀화는 홍기선 감독에 대한 그리움을 많이 표현하는데요. 고인의 유작이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