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란이라는 배우를 보면 운명에 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신의 선택이 달랐다면 지금쯤 여전히 송혜교나 전지현급의 톱스타 자리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배우죠.
허영란이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1월 21일 방영분에 원로가수 박재란과 나누어 한 칸을 차지하게 되었네요. '순풍 산부인과'의 허간호사로 전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던 때부터 남편과 세차장을 운영하며 알콩달콩 사는 현재까지, 허영란에 관해 궁금한 점을 좀 살펴보았어요.
1 송혜교, 전지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하이틴 스타
배우 허영란은 1980년 9월 16일에 충청남도 아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서른아홉 살로 접어들었고, 불혹을 앞두고 있네요. 경기대학교 다중영상매체학부를 졸업했고, 현재는 소속사 없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허영란은 1990년대 중후반 전지현, 송혜교 등과 잡지 모델, CF 등을 하며 자웅을 겨루던 하이틴 스타로 1996년에 청소년 드라마인 '나'를 통해 배우 데뷔를 하죠. 그리고 1998년에 방영된 '순풍산부인과'로 전국구 스타가 됩니다. '순풍산부인과'를 시작할 때는 송혜교보다 인지도가 좀 더 높았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2 허간호사의 빛과 그림자
'순풍산부인과'로 워낙 큰 인기를 얻었기에 허영란의 앞에는 꽃길이 펼쳐질 것 같았습니다. 권오중과의 케미가 정말 좋았죠. 2년 반 넘게 방영된 '순풍산부인과' 중간에 주연인 박신양, 김남주 등에 못지 않게 전지현, 허영란 등 아역이라 할 만한 배역이 빛을 발했던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 '카이스트'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그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괴이한 루머, 인터넷 초창기 말도 안 되는 동영상 사건 등에다가 소속사와의 분쟁까지 겹쳐서 맥이 끊어지고 말았달까요, 긴 슬럼프의 시기를 겪습니다. 최민용과의 연애와 증산도 귀의 등도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운명을 가른 것은 아마 '가을동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송혜교를 톱스타 중 톱스타 대열에 올려놓은 드라마죠. 송혜교의 은서 역할이 먼저 허영란에게 제안이 갔는데 스케줄 문제로 고사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 있었다고 해요.
3 남편과 함께 세차장 사장님, 식지 않은 연기 열정
먼 길을 돌아온 혀영란은 연극을 하다가 만난 배우 김기환과 2016년에 아주 소박한 결혼식을 올립니다. 배역이 들어오지 않으니 연기를 할 수가 없고, 그래서 우울할 때 허영란을 만들어준 사람이라고 합니다.
아직 무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필모그래피를 보면 단역을 해서라도 연기 열정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딱 보입니다. 가진 것 없고 수입도 변변찮은 김기환을 허영란은 그 미친 연기 열정을 보고 사랑하게 되었고, 열정이 있으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재도 매니저 및 운전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해요.
또 허영란과 김기환 부부는 대전에 핫한 세차장, 워시 데이라는 이름의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카페까지 겸하고 있는 이곳에서 철없는 나이에 스타가 되었기에 철 드는 게 더 늦었던 허영란은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딴 실력으로 커피를 만들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두에 운명이란 말씀을 드렸는데요. 과거만 뜯어먹고 사는 사람은 얼굴부터가 시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허영란이 요즘 가끔 방송에 나와서 보여주는 모습은 열정과 도전이 있는 사람은 쉽사리 늙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만 같죠. 아름다운 인생 2막을 열어가는 허영란, 김기환 부부의 모습,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찬란한 영란씨 편에서 잘 보겠습니다^^